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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일기 79일째 (2012 8 16)

 

일정 관리의 비효율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1.

정보통신기술 관련 각종 자료집을 읽느라 2시 넘어 침대에 들었고, 오십견 좀 풀어보려고 끊어질 듯한 통증을 참아가며 운동을 했더니 잠이 뚝 깨서, 다시 자료집 좀 보다가 3시 넘어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알람 시계에 맞춰 억지로 일어나 8시에 집을 출발해 8시 반 원내대표실에 도착했고, 사전조정회의를 거쳐 9시부터 고위정책회의가 기자들에게 개방되었습니다. 박종우 선수 독도 세리머니 관련 대한축구협회의 무책임한 대응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분관 화재 사건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뷰스앤뉴스 등이 기사화했더군요.

 

 

2.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보자고 해서 10시부터 30분 정도 얘기를 나눴고, 10 40분 사무실에 도착해 곧바로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방송 정책과 통신 정책에 대한 현안들을 각각 한 시간씩 12시 반까지 토론했고, 그리곤 사무실에서 간단한 점심, 집에서 잔뜩 적어온 메모지와 업무 지시사항 정리, 음악 들으며 10분간 졸았고……

 

 

3.

다시 2시부터 곧바로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문화부 산하 기관들입니다. 3시 반경 지역 생체협 분들이 오셔서 생활체육 관련 각종 현안과 민원들을 쏟아놓으셨습니다. 누구나 느끼겠지만 이럴 때 옥죄는 무기력감.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건 사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집행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지방자치 행정이 분권화 되어있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그럴 순 없는 일이고,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보는 거죠. 이럴 때 많이 지칩니다.

 

4시 반 배웅하러 나와 보니 공무원 여러 분들께서 또 대기 중이시더군요. 저는 일정이 없는 줄 알았죠. 사실 서울시 교육청 고위 관계자와 5시에 약속을 해 놓았거든요. 어쩔 수 없이 그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훌쩍 30분 시간을 내서 다녀왔고, 곧바로 다시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7시 반, 완전히 지쳐버렸습니다. 사실은 <김대중 평전-새벽> 서평을 써야 해서 간신히 시간을 빼놓고 정리하려 했는데, 시간이 비어있는 줄 알고 거기다가 모든 일정을 배치해버린 사무실 실수 때문에 저녁이 온통 망가져버렸습니다. 책을 15일에 읽었기 때문에 다시 메모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써야 하는데 지금 완전히 녹초입니다. 몇 군데 전화해서 그냥 하소연했습니다만, 여전히 힘이 듭니다.

 

부지런해야 하는 것과 바빠야 하는 것, 일의 효율성, 이런 것들에 대한 모든 기준을 그때 그때 이야기할 수도 없고,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하나 하나 지시할 수도 없고, 일정 만들어 오는 사사건건 확인할 수도 없고……. 물론 제가 일을 좋아하고 업무에 대한 완벽한 파악을 선호하는 습성이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보다 중요한 일을 위해 일정을 실컷 조정해 놓았는데, 뒤로 미루어도 충분한 일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일정을 설계해서 집어넣다 보니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힘이 듭니다. 그렇다고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는 공무원들 가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대충 보낼 수도 없고. 원래 계획했던 약속처럼 함께 충실히 공부하고 토론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시락을 시켜 저녁을 먹었는데도 여전히 체력이 소진되어 머리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4.

내일은 상임위가 있고, 아침에 원내대책회의가 잡혀서 거기에다 시간을 쏟아야 하고…… 거의 소모전입니다. 한마디로 시간과의 투쟁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일정만 뱅뱅 돌리다 보면 이런 식으로 4년 가겠지요. 그 후에 남는 게 무엇일지. 법안 몇 개 만들고, 정부 정책 좀 견제하고, 그저 정해준 대로 사람들만 잔뜩 만나고, 지역구 왔다 갔다 하고, 그렇게 4년을 보낼까 심각한 회의가 드는 저녁입니다

Posted by yourrights yourr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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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현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2.08.21 19:21

    힘내세요.
    결과가 예상했던 것 처럼 되더라도, 그 과정, 노력한 것은 역사가 판단하고 알아줄껍니다.
    당장에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요.
    힘내십쇼!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