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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일기> 219일째 (2013년 1월 3일)

 

"새로운 민주주의 장으로서의 SNS를 꿈꿉니다."

 

 

 

 

1.

어제에 이어 출근해 계속해서 본연의 업무에 종사했습니다. 첫째는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출력해서 책으로 편철해 읽기 시작한 일입니다. 우선은 제 상임위와 관련된 부분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당 공약집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쭉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습니다만, 새누리당 공약집은 처음으로 읽게 됩니다. 진즉 비교해서 읽었어야 했는데, 이것도 어이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제가 담당했던 분야가 정치파트나 토론분야가 아니라 지역유세, 그리고 대구·경북지역 지원유세라서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우리쪽 공약집을 읽었고, 새누리당 공약은 그저 언론보도를 통해 비교하는 수준에서만 저도 비교검토하고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비로소 읽다보니 새누리당 공약에서도 배울 점이 많고, 어떤 부분은 대단히 정교하고 정치하고 전략적이고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긴 사람은 무엇인가 다르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제 정책 마인드를 기준으로 볼 때 대단한 정책 공약집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부분 부분을 평가하더라도 간단히 않습니다. 선거 전 과정과 정책 전부를 비교해 볼 때도 더더욱 간단치 않았기에 우리가 패배한 선거였음을 깨닫습니다. 늘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기가 꺼려지고 회피하고 있고 자기검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책임의 원리는 민주국가의 핵심원리 중 하나라는 것을 기억합니다.

 

 

현대국가는 라이프니츠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정당국가입니다. 정당이 나라를 지배하고, 정당이 의회를 지배하고, 특히 한국 같은 나라는 양대 정당이 나라의 의사결정을 사실상 독점합니다. 이런 나라에서 정당내부의 민주화, 그리고 정당주권, 나아가 정당이성은 핵심적 가치를 지닌 것이고, 그런만큼 정당 내부에서의 권력교체, 혹은 민주성원리, 보다 본질적으로 책임성원리는 이런 선거과정을 통해서 분명하게 확인되고 보장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기록해두고자 합니다.

 

 

 

2.

덧붙이자면, 이른바 국정원녀사건이나 정치적 연관성이 거론되기도 하는 십알단’, ‘일베등등이 있고, 또 우리 진영에서도 트윗 내부의 결집의 정도, 그리고 분파성이 상당히 강고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입니다. 특히 트윗에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서로간의 트윗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특히 특정 정치인, 특정 정파, 특정 계파, 특정 후보, 특정 멘션 등을 다루거나 거기에 호응하는 방식들이 때로는 심각할 정도로 위험하거나 폭력에 가까운 인신공격에 머무르고 만다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에 대한 트윗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래도 저도 관심 있는 의원님들이나 유력 트위터리언들 트윗을 검색하다 보면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중력에 바탕을 둔 땅 정치, 지역 정치, 지구당 정치, 동원 정치, 인물중심 정치, 계파중심 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공간과 공론의 장, 그래서 시공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민주주의 장으로서의 SNS를 우리는 꿈꾸고 있고, 이런 모델들을 통해서 공론주의, 공화주의 국가 모델을 새롭게 이룩해낼 수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SNS에서조차 말과 글들이 공세적 무기가 되고,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지역적 혹은 계파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참 슬픈 일이 되겠지요.

 

대선 기간 내내 혁혁한 전과를 올린(?) 조중동 종편을 두고 50대 이상 어르신들의 나꼼수였다는 표현을 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SNS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분들은 또 다른 관점에서 맞불을 놓거나 정쟁거리를 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민주주의의 기초는 자율과 책임입니다. 정치적 책임입니다. 진보진영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SNS를 보다 건강하고 튼튼한 민주적 토론과 공론과 공화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좀 더 신중하고 자제력 있는 접근이 요구되는 때인 것 같습니다. 저부터도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지금 한 달 이상 트윗을 개점휴업하고 있습니다. 솔직한 고백입니다. 저도 참 두렵습니다. 그래서 회피합니다. 자제합니다. 아닙니다, 차라리 도망가고 있습니다. 말과 글의 무서움에 시달립니다. 때로는 피해망상증을 떠올립니다. 악플을 선플이 몰아낼 수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나쁜 언론에 대한 최고의 대응은 좋은 언론이라고, 미국식 표현의 자유 이론을 신봉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SNS의 현실은 이런 믿음을 간직하기엔 저를 조금씩 아프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3.

여러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반가운 이야기 하나 적어둘까 합니다.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나 늘 가깝게 지내고 있는 터키 유학생이 있습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습니다. 한국말을 저보다 잘 합니다. 이제 20대 초반인데도 정말 어른스럽고, 균형잡혀 있고, 지혜로운 젊은이입니다. 얼마 전 트윗에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가겠다고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올해 한국, 터키가 제가 이끌고 있는 민주화포럼 행사를 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3회째로 한국 대표단이 이스탄불에 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사비를 들여 3년째 하고 있는 행사입니다. 양쪽 다 쿠데타 경험이 많아서 나눌 이야기가 많습니다. 카디르가 코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 겸사겸사 다녀갔습니다. 결혼소식을 전했습니다. 너무나도 기쁘고 행복하게, 만남에서 약혼으로 그리고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야기해주더군요. 저도 즐겁게 들었습니다.

 

지난번 국회에 들를 때 인터넷으로 청혼을 했고, 저랑 만날 때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고, 저랑 헤어지고 국회의원회관 로비를 나가는데 그 쪽에서 받아들인다는 연락이 왔답니다. 그래서 카디르에게는 저와 국회가 특별한 인연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4월이나 6월 결혼하게 되면 한국으로 들어와 신혼살림을 차린답니다. 그 때 꼭 기념어린 국회를 안내하겠다고 여자친구에게 약속했답니다. 제게도 민주화포럼 방문과는 별도로 결혼식에 꼭 참석해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하더군요. 마음 같아선 그러고 싶습니다. 터키가 아무리 멀다 해도 12일로라도 다녀오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젊은이고, 그토록 건강하고 행복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카디르에게 다시 한 번 결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겨두고자 합니다.

 

 

 

Posted by yourrights yourright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존경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19:19

    SNS, 말의 공격들에 무뎌질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도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역량 같습니다..의원님, 무뎌지시되 더욱 강력해져 주셨으면 합니다. 언제나 지지합니다.

  2. kmk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21:46

    범죄조직동두천경찰 폭파 Naver ckmk1

  3. 시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22:18

    의원님과 직접적 소통은 없었지만, FTA 토론 때부터 줄곧 지지하는 맘으로 지켜본 시민입니다.
    그간 맘고생 하셨다니, 저도 맘이 아픕니다. 진심으로요...

    의원님 같은 분들 보면... 항상 두가지 맘이 공존합니다.
    옳은 일을 선택하고, 그에 맞춰 행동해 주심에 감사한 마음과...
    저는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데, 전방에서 치열하게 지내심에 미안한 마음이요.

    이런 맘 다 한켠으로 밀어두고, 그래도 소통은 계속 해달라고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일베나 십알단 같은 사람들 때문에 기댈곳없는 48%와도 멀어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일부 악플러의 멘션은 "소통"을 벗어난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굳이 상대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이 끝났다고 모든게 끝난게 아니니까요...
    의원님처럼 지켜드리고픈 분들 바라도 봐야하고,
    언론도 지켜야 하고, 쌍차 한진 처럼 힘든 사람들 돌아도 봐야하고
    경험이 없어서, 혹은 무지해서 몰랐던 근현대사도 바로 알아가야한다고들 합니다.
    이런 시민들과 맘을 함께할 분들이 잘 안보이셔서 많이 허하고 아픕니다.
    그런 의미에서 계속 그 자리 지켜주셨음 합니다. 저희도 지키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의원님도 힐링 받으시길 ^^

  4. 민이엄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22:37

    소신있는 행보 늘 감사합니다. 새해엔더 멋진 모습 기대할게요. 의원님 건강을 위해 기도할게요.

  5. Scarlet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22:51

    의원님
    알바들 댓글이 참 보기 그렇습니다
    하지만 의원님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6. Scarlet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22:51

    의원님
    알바들 댓글이 참 보기 그렇습니다
    하지만 의원님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23:52

    비밀댓글입니다

  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5 23:54

    비밀댓글입니다

  9. 계속 걸으셔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6 04:12

    안녕하셔요, 의원님.

    저도 몇번 의원님 트윗에 달린 댓글을 읽으며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런데 의원님 일기를 읽으니 저는 또한 남의 트윗에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며 댓글달았을까 되돌아보게 되어요. 마음이 많이 부끄러워져요. 그 상대방을 마주하고 앉아 이 단어 이 어투로 내가 말을 건넬 수 있을까? 그 사람 앞에 내 얼굴을 드러내고 감히 발화할 수 있는 단어를 써야겠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의 나의 품성과 품위가 일치할 수 있도록 항상 되돌아 봐야겠다. 유명인에 대비한 무명인의 자유로움이 아니라 자연인에 대비하여 동등한 자연인의 조심스러움을 마음에 담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중요한 부분을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원님...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요.

    정당 내의 권력의 균형 정말 필요하구요. 또한, 정치 세력 사이의 권력의 균형도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내부의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의 정착이 외부의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보증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협동조합들이 내부적 민주화 못지 않게 협동조합 스스로의 성장의 제한과 업계 생태계의 균형을 강조하는 것도, 이 두 민주화 과정이 서로 자동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어요.

    어떤 분이 독점보다 과점이 시스템을 교란시킨다고 트윗하신 것을 봤어요. 권력의 치우침에 대한 비판이 한 곳에 모이지 않아 그 문제적 상황에 대한 책임을 결국 과점자들이 지지않게 된다고...지금 우리나라 거대양당체제가 그런 과점상황의 표현인 것 같기도 해요.

    이번 국회 예산안 통과 과정을 보며, 의원님은 분명 반대표들을 던지신 반민생적 예산들에, 민주통합당의 다수 의원님들이 찬성표를 던지시거나 기권을 하시고 또는 아예 출석을 하지 않고서 트위터에서 예산비판/반성 뒷북을 치시는 어느 유력 정치인을 보면서...민주통합당은 비만에 비만을 거듭하여 자신의 침대에서조차 일어나지 못하여 집안에 갖힌 어떤 안타까운 사람의 사연을 담고 있는 당처럼 보였어요. 나는 정말이지 날씬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라고 흐느끼면서 도너츠에 손을 뻗는... 매력적인 정당이 되고 싶은데, 이미 탄수화물 중독에 빠져 스스로 어쩌지를 못하는... 안타깝고 슬픈 정당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날씬함과 유연함과 힘과 균형미를 갖춘 매력적인 자태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거대한 밥상을 물리치는 용기가 필요한 정당인 것 같아요. 작은 정당들에게 밥과 반찬을 나눠주고 작은 정치 세력들이 함께 밥상에 앉아 대화할 수 있도록 밥상 주변에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탄수화물 중독의 충동질을 참아내며 정량식사를 새롭게 익혀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약자에 대한 존중은 인격도야의 과제이지만 동등한 권력의 대상에 대한 존중은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그리고 한 명의 사람은 인격적 도야를 추구할 수는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인 하나의 집단은 인격적 도야를 추구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법인체에게 자연인과 마찬가지의 인격을 부여했을 때, 인격체로서의 혜택을 맛보면서도 인격체로서의 책임은 수행하지 않는 것을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여실히 관찰하고 있듯이, 정치적 결사체에게 인격적 도야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도덕적 기대 아닐까요... 결사체가 생명성을 가진 하나의 개체로 탄생하는 그 순간부터 그 결사체의 존재의 목적은 생존과 성장 그 자체에 귀결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타 결사체나 개별적 자연인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그 결사체 자신에게도 불건강한 무제한적인 성장을 예방하기 위해, 생태적 압력을 설정해야 하지 않을까요...거대 정당이 참 착하게도 작은 정당들과 작은 정치세력들을 존중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 정당이 몸집을 줄여서 다른 정당과 비슷비슷하게 날씬해지고 나서 정치적 사안들에 대해 다른 정당 및 정치 세력과 연대하거나 협력하도록 만드는, 생존 본능에 투철한 자연스런 겸손과 존중을 행사하도록 만드는, 생태적 법칙과 압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져나온 결선투표제와 작은 정당들의 정치적 활동을 신장시켜주는 정치구조에 관련된 여러 제도들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스스로 법안들을 마련하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실 수 있으신지요...아마...민주통합당 자체가 온몸으로 저항하겠지만...그게 다..탄수화물 중독 증상이고 불건강의 신호일테니...민주통합당을 건강하게 다시 살려내는 데는 이 방법이 유효하다...설득하시며...법안 마련과 통과를 위한 물방울 한 방울을 견고하게 굳어버린 민주통합당 의식의 바위에 매일매일 떨어뜨려 주실 수 있으신지요...

    대한민국에서 제일 열심히 일하시는 의원님께 이런 부탁드려서 죄송해요. 항상 자기회의와 자기격려로 스스로를 담금질 하며, 어설픈 성장보다는 착실한 성숙을 이루어 가시는 젊은이, 최재천 의원님께, 늘 어려운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그런데...둘러봐도...부탁드릴 만한 믿음직한 정치인은 역시 의원님이셔서요...힘들고 무리한 부탁 드리며 글을 맺어요.

    SNS에서 악플로 상처를 많이 입으시는 의원님...그래도 힘내셔서 정치의 정도 계속 걸으셔요...
    늘 건강하셔요....
    존경과 감사 그리고 응원을 담아, 꾸벅~

  10. 이니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1.07 17:54

    라이프니츠가 아니라
    라이프홀츠!!
    항상 응원합니다~